며칠 전에 ZDNet Korea에 실린 Google Groups 기사를 보고 우리 팀에서도 한번 사용해보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먼저 비공개 그룹을 하나 만들고 기본적인 설정만 한 상태에서 팀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죠. 우리가 하는 일이, 빠르게 변화하는 IT 세상과 관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다소 정적인 느낌이 강한 탓에, 대부분 약간의 관심만 보일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예전에 Google Groups를 대강 둘러보면서 단지 뉴스그룹에 대한 웹인터페이스 정도라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에 몇몇 관심있는 뉴스그룹에 가입 해두고 요약 메일 받아보는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개편된 버전을 좀 더 진지하게 살펴보니 오히려 phpBB와 같은 포럼의 축소판 형식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원래 Usenet 자체가 그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어쩌면 이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비공개 그룹을 만들 수가 있게 된 것이 포럼의 느낌을 강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여간 때 맞춰서 Google 한국어 블로그에도 Google Groups를 소개하는 글이 떴더군요.
Google Groups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친절하게도 자신의 용도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주었습니다. 첫번째는 Usenet에 대한 웹인터페이스, 두번째는 온라인 이메일과 연동되는 공개 혹은 비공개 토론 공간, 마지막은 메일링 리스트와 그 히스토리를 저장할 수 있는 보관소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별도의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능, 파일을 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 등 추가된 편의 기능에 대한 소개도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위 세 가지 중 어디에 중점을 두었을까요?
Google Groups에 우리 팀을 위한 그룹을 하나 새로 만들어 놓고, 처음에는 이 놈을 어디다 써 먹을 지가 고민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사용하기 시작한 첫날부터 팀 운영이나 회사의 정책, 팀 내부 돌아가는 사정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용도로 그럭저럭 훌륭하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자연스레 위에서 소개한 두번째 기능이 주가 된 것이죠.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다 보면 다른 용도까지도 겸하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Google이 제공하는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그러하듯 Google Groups도 Google Account만 있으면 다른 그룹에 합류하는 것부터 나만의 그룹을 만드는 것까지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뉴스그룹을 위한 웹인터페이스로만 사용하려 한다면 굳이 Google Account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동호회나 사내 소규모 그룹 또는 팀을 위한 공개 혹은 비공개 토론 공간으로 Google Groups는 꽤나 적합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멀리서 찾지 마시고, Google Groups를 한번 활용해보세요. 좋은 도구를 눈 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죄악(?)입니다. ;-)
덧말.
세상이 변하는 속도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는 속도가 점점 더 더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저만 그런 것인지 걱정도 되구요. 오히려 세상의 변화를 다 소화해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욕심인 걸까요? :-(